"이사님이 책읽고 독후감 적으래요."
9년, 입사 이후로 처음있는 일 인 것 같다, 하지만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는 못했다. 빽빽한 업무일정으로 바쁘게 일을 진행하고 있기도 했고,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무엇인가해야 된다는 것이 싫었던 것 같다. 그래도 과장급이상은 필수인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하지만 곧 궁금해졌다. 무슨 내용이기에 이렇게 이벤트를 진행하는 걸까? 그리고 1등 상품권이 조금 탐이 났다.( 다음에는 더 큰 상품으로 젯밥에 눈먼 이들을 더 이끌어 주시기를...)
화장실 갈 때마다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하루, 조금 읽은 것 같았는데 다 읽었다. 휴대폰으로 보아서 그런지 책의 분량이 감이 오지 않았지만 아주 얇은 책인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독후감을 바로 쓰기 시작했다.
독후감은 1,2일로 예상했는데 오래 걸렸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부지런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가장 더 큰 이유는 나 자신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혼란스럽고 정리가 되지 않았다.
책의 시작은 미주라는 여사원이 현재 회사에 계속 근무를 할지, 대기업 혹은 대학원으로 갈지 고민 한다. 그리고 교수님을 만나서 '장미와 찔레'에 대해 듣고, 현재의 자신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코아시스템에 입사했을 때 생각이 났다. 그리고 몇 년 후 나 보다 먼저 입사한 선임직원들이 거의 모두 이직 또는 퇴사해버렸다. 그 당시 너무 혼란스러웠고 불안했다. 게다가 다른 여러 회사에서 연락도 왔었다. 그 당시 이직문제로 이사님과도 토론한 기억도 났다. 그 당시 나의 생각은 이러했다.
"회사일은 업무시간에만하고 가능한 자기개발의 시간을 확보하여 더 좋은 기회가 오면 떠나야 겠다."
장미를 선택한 것일까? 하지만 지금 회사 잘 다니고 있다. 찔레를 선택한 것인가? 모르겠다.
책 속의 미주는 Integrity라고 표현되는 한 직장을 오랜기간 동안 성실히 근무하게 되면 얻게 되는 신뢰와 장점에 대해 듣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성공담을 듣는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히 일한 덕분으로 회사에 어느 정도 인정을 받으며, 대기업의 제안을 거절하고 찔레를 선택하는 것 처럼 책은 끝난다.
단순히 줄거리를 정리하면 찔레를 선택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정리가 되지만, 책 중간중간 장미, 찔레 두 선택 모두 장단점이 있어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 뒷 부분에 한 학생의 질문이 나온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장미와 찔레’ 이전에 이 질문의 답을 찾는게 가장 먼저 선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행히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답은 아주 교과서적이라 별 감흥이 없었다. 또는 이 책을 읽기 전에 ‘김어준총수 강연회 - 김영준 국어논술전문학원_2012.01.04’라는 동영상을 보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강연회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부모와 주위사람들로부터 나를 객관화시키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 너무 많은 계획과 준비는 핑계꺼리만 만들게 되니 가능하면 바로 해라는 것이다.”
한 달 동안 이것만 생각했지만 아직 내가 원하는 것은 찾지 못하고 있다. 너무 큰 것에서 부터 생각을하고 있는 건 아닐까? 금방 답이 나올 것 같으면서도 고민만 계속된다.
하지만 김어준 강연회 초반에 나오듯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은 다들 가져보아야 할 것 이다. 그리고 그 답이 금방나온다면 옛날 그 많은 성인들과 철학자들은 고뇌하지 않았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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